일본의 새소식

580호


일본 문화┃일본 요리의 세계

여름 채소 다키아와세

시마무라 코타 강사가 전하는 일본 요리에 담겨있는 일본 문화를 소개한다.

집필: 시마무라 코타
협력: 나카무라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한국과 일본의 음식문화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지만, 그 대표적인 것이‘섞는다, 섞지 않는다’의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다양한 재료와 밥을 섞어 (비벼) 먹는 ‘비빔밥’이 일반적인 것에 비해, 일본은 밥과 식재료를 함께 내는 오야코동이나 가이센동(해물덮밥) 등의 돈부리류, 카레라이스나 지라시스시 등을 섞어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키아와세란?

이번에 소개할 ‘다키아와세’는 섞지 않는 일본의 음식문화를 상징하는 조림요리로, 따로 조리한 것을 하나로 합쳐 담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나라의 조림 요리는 한 냄비에 모두 넣고 가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음식인 포토푀, 라따뚜이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에서도 대표적인 가정식인 장조림이나 갈비찜, 닭볶음탕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 요리들도 한 냄비에서 같이 조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일본의 ‘다키아와세’는 5종류의 재료를 함께 담는다고 하면 5종류를 각각 조리합니다.

그 목적은 식재료 각각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장시간 조리함으로써 부드러운 식감을 얻고 맛있어지는 재료가 있는가 하면, 장시간 조리에 적합하지 않은 재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사용하는 가지는 기름과 궁합이 좋기 때문에 한 번 기름에 튀깁니다.

가지는 가열하면 식감과 색감이 상실되므로 삶지 않고 절입니다. 단호박은 식감을 남기는 것보다 부드럽게 익히는 것이 맛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조리하지만, 시간이 너무 길거나 화력이 너무 강하면 형태가 부서져 버리고 맙니다. 이렇듯 식재료들의 매력을 생각해서 각각 따로 조리한 것을 마지막에 한 그릇에 담습니다.

가을이나 겨울과 같이 추운 계절에는 따뜻하게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름에는 시원해 보이는 유리그릇에 담아 차게 해서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번처럼 차갑게 내는 다키아와세 요리에는 따뜻해야 맛있는 재료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각각의 재료를 맛있게 조리하여 같이 먹었을 때 맛있는 재료들을 골고루 조합해야 합니다.

또한, 다키아와세 요리의 맨 위에는 계절에 따라 유자나, 기노메(산초잎), 생강, 파 등이 곁들여집니다. 이를 ‘덴모리’라고 하며, 향기를 더함과 동시에 ‘이 요리는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당신을 위해 만든 요리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다키아와세를 가정에서 먹는 경우는 적고, 고급 일본요리점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요리점의 주방에는 냄비의 수가 많고 가스레인지의 화구 수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다키아와세는 매우 손이 많이 가는 요리로 현대에 맞지 않는 면도 있지만, 앞으로도 계승해 나가야 할 음식 문화와 배려가 담긴 일본의 요리입니다.



여름 채소 다키아와세(2인분)

오리고기, 새우, 가지, 옥수수, 적 파프리카, 단호박, 방울 토마토, 줄기 콩 다양한 색상의 여름 채소를 사용합니다.




오리 고기 조림 (鴨ロース煮)

오리 가슴살 1/2장 / 진한 간장 30cc / 연한 간장 30cc / 니키리 청주 180cc / 니키리 미림 30cc / ※니키리란, 끓여서 알코올을 날린 것


② 분량의 조미료를 냄비에 넣고, 끓으면 ①을 넣고 불을 끈다. 냄비에 호일을 덮어 그대로 식힌다.

③ 오리 고기 조림은 얇게 슬라이스 한다.



새우 조림 (海老の含め煮)

새우 2마리 / 생강 소량 / 다시 150cc / 연한 간장 15cc / 미림 20cc / 소금 소량


① 냄비에 다시와 조미료, 생강을 넣고 가열한다. 끓으면 새우를 넣는다.

② 약불로 줄여, 새우가 익으면 불을 끄고, 냄비째 얼음물에 밭쳐 식힌다. 껍질을 벗겨 2, 3등분으로 썬다.



가지 튀김 절임 (茄子の揚げ浸し)

가지 1/2개 / 다시 150cc / 설탕 10g / 진한 간장 25cc / 미림 25cc것


① 분량의 다시와 조미료를 냄비에 넣고 가열하여 끓으면 불을 끄고 차갑게 식힌다.

② 가지의 껍질면에 칼집을 넣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165℃의 기름에 튀겨 ①에 넣는다.



옥수수 조림 (とうもろこしの含め煮)

옥수수 5cm 길이 1개 / 다시 150cc / 소금 소량 / 연한 간장 5cc / 미림 10cc


① 삶은 옥수수를 알이 흩어지지 않도록 발라 낸다.

② 냄비에 ①과 다시, 조미료를 넣고 가열한다. 끓으면 냄비째 얼음물에 밭쳐 식혀서 적당한 크기로 썬다.



적 파프리카 조림 (赤パプリカの焼き浸し)

적 파프리카 1/2개 / 다시 100cc / 연한 간장 10cc / 미림 5cc / 가쓰오부시 소량


① 냄비에 다시와 조미료를 넣고 가열한다. 끓으면 가쓰오부시를 넣고 그대로 식힌다.

② 적 파프리카를 구워 얼음물에 담근 후 껍질을 벗긴다. 체에 거른 ①에 ②를 넣어 절인다.



단호박 조림 (南瓜の含め煮)

단호박 20g x 4조각 / 다시 200cc / 설탕 15g / 진한 간장 10cc / 연한 간장 10cc / 미림 10cc


① 단호박은 먹기 좋게 썰어 모서리를 깎아 삶는다.

② 냄비에 다시와 조미료를 넣고 가열 한다. 끓으면 불을 줄인다.

③ 10분 정도 약불로 조린 후 얼음물에 밭쳐 식힌다.



방울 토마토 조림 (ミニトマト含め煮)

단호박 20g x 4조각 / 다시 200cc / 설탕 15g / 진한 간장 10cc / 연한 간장 10cc미림 10cc / 방울 토마토 4개 / 레몬 슬라이스 소량 / 다시 150cc / 소금 소량 / 연한 간장 10cc / 미림 10cc


① 방울 토마토는 끓는 물에 담갔다 식힌 후, 껍질을 벗긴다.

② 냄비에 다시와 조미료를 넣고 끓으면 ①을 넣는다. 약불로 30초 정도 조린 후, 불을 끈다. 냄비째 얼음물에 밭쳐 식힌다.

③ ②에 레몬 슬라이스를 넣는다.

줄기콩 절임 (隠元豆の浸し)

줄기콩 2줄기 / 다시 100cc / 연한 간장 5cc / 미림 5cc / 소금 소량


① 냄비에 다시와 조미료를 넣고 가열 한다. 끓으면 식힌다.

② 줄기콩은 데친 후 얼음물에 담근다.

③ ②를 ①에 넣어 절인다.

마무리

① 생강은 아주 얇게 채 썬다.

② 그릇에 조리한 모든 재료를 보기 좋게 담은 후, 토마토나 단호박 등의 조림 국물 중 맛있는 것을 선택해 끼얹는다. ①을 덴모리로 한다.


*덴모리란?

일본요리를 담는 방법의 일종으로 조림이나 무침, 초무침 등을 담은 위에 유자, 생각 등 향이 나는 것을가장 위에 담는 것.


[일본의 새소식] 일본요리의 세계|다키아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