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7호
일본 문화┃일본 요리의 세계
회 손질법과
계절감 있는 담음새
시마무라 코타 강사가 전하는 일본 요리에 담겨있는 일본 문화를 소개한다.

집필: 시마무라 코타(島村公大)
협력: 나카무라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일본의 가이세키 요리는 ‘메인 디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국물 요리(완모노)와 회(사시미)가 메인 디쉬에 해당합니다. 일본 요리에서는 날생선을 자른 조각에, 계절의 채소나 해조류 등을 곁들여 예쁘게 담은 것을 ‘즈쿠리’, 단순하게 날생선의 조각만은 ‘사시미’라고 부릅니다. 국물 요리와 생선회의 2가지 메뉴로 가게의 레벨이 정해지며 요리사의 솜씨가 판단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는 단순히 ‘생선을 써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회를 썰 때는 야나기 칼(사시미 칼)이라는 외날(칼의 한쪽 면에만 칼날이 있음)의 칼을 사용하는데, 긴 칼날을 이용해 단번에 잘라서 생선 살의 섬유질이 손상되지 않도록 합니다. 실력이 뛰어난 요리사가 잘 손질한 야나기 칼로 회를 썰면 식감이 좋고, 단면이 깔끔하고 아름답게 나옵니다. 또한 신선도가 좋은 도미와 광어 등, 흰살생선이라면 살이 탄력 있고 투명합니다. 써는 두께는, 살에 탄력이 있는 흰살생선 등은 신선도에 따라 다르지만 얇게 써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참치와 연어 등, 살이 연한 생선을 얇게 썰어 버리면 맛이 떨어집니다. 또한 젓가락으로 잡기 쉽고,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가을에 사용하는 국화가 그려진 그릇
회를 자르는 기술과 더불어 생선의 성질과 신선도, 제철에 따른 맛과 기름기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는 그야말로 드시는 분을 생각하는 ‘일본요리의 참모습'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회(즈쿠리)에 곁들이는 채소나 해조류, 매콤한 와사비 등은 보통 ‘곁들임 (아시라이)’라고 부르며, 입가심이나 계절감을 연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번 담음새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며, 장수의 상징이기도 한 ‘국화’를 테마로 했습니다. 그릇은 오가타 겐잔(尾形乾山: 1663-1743년)이라는 에도 시대의 위대한 도공의 국화 무늬 작품을 본뜬 것으로 식용 국화도 곁들여 담았습니다. 계절을 테마로 한 그릇은 춘하추동 중 그 계절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맛뿐만 아니라 ‘계절과의 만남’을 느끼는 것도 일본 요리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가이세키 요리 등 일본 요리를 드실 때는 요리마다 흩뿌려진 계절감과, 요리사의 마음을 찾아보세요.

가을에 사용하는 국화가 그려진 그릇


'3장 뜨기'에 대해서
[도미 3장 뜨기] / 도미(전처리 완료) / 1kg 1마리
① 도미의 표면을 씻은 후, 비늘 치기를 사용해 비늘을 제거한다.
② 아가미가 붙어 있는 부분과 주위 막을 잘라낸다.
③ 생선 머리를 오른쪽, 배는 아래쪽으로 두고, 배를 갈라 칼로 머리를 눌러 아가미와 내장을 함께 제거한다.
④ 중간의 굵은 뼈를 따라서 있는 검푸른 내막을 잘라, 흐르는 물에 내장 잔여물과 피를 씻어낸다.
⑤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닦아내다.
⑥ 머리를 잘라낸다.
⑦ 머리를 오른쪽, 배를 아래쪽으로 두고, 위쪽 살을 중간의 굵은 뼈를 따라 반쯤 자른다.
⑧ 배 관절을 떼고 나서, 나머지 절반의 살을 자르고 뼈에서 살을 분리한다.
⑨ 뒤집어서 머리를 오른쪽, 등을 아래쪽으로 두고, 위쪽 살을 중간의 굵은 뼈를 따라 반쯤 자른다.
⑩ 머리를 왼쪽, 배를 아래쪽으로 두고, 위쪽 살을 중간 뼈를 따라 반쯤 자른다.
⑪ 배의 뼈관절을 자르고, 살을 저며 가며 중간 뼈를 넘어 뼈에서 살을 분리한다

[모둠 회]
[재료] 도미살 4장/참치살 3 장, 오징어살 2 장/무, 식용 국화, 당근, 와사비/도사간장 약간(가쓰오부시를 넣은 간장)/와리간장 약간(감귤즙을 넣은 간장)
① 도미살의 뱃살 쪽 뼈를 제거하고, 등살과 뱃살, 지아이(생선 살의 거무스름한부분) 를 잘라서 나눈다.
② 도미살의 껍질을 벗기고, 소기즈쿠리로 썬다.
※ 소기즈쿠리: 껍질이 아래, 살이 많은 쪽을 위쪽에 두고 왼쪽부터 자른다.
③ 참치는 히라즈쿠리로 썬다.
※ 히라즈쿠리: 소기즈쿠리와 반대로 오른쪽부터 썬다.
④ 오징어는 칼집을 내어 소기즈쿠리로 썬다.
⑤ 무는 켄(잘게 채썰기), 식용 국화는 잎을 뜯어 식초 물에 데치고, 당근은 요리(가는 스프링 모양)를 만든다.
⑥ 그릇에 도미, 참치, 오징어 회를 담고, 곁들임(아시라이), 와사비를 곁들인다. 다른 접시에 도사간장과 와리간장을 곁들인다.

일본 요리의 세계| 도미 3장 뜨기 & 모둠 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