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8호
일본 문화┃일본 요리의 세계
밥과 솥밥 짓기
시마무라 코타 강사가 전하는 일본 요리에 담겨있는 일본 문화를 소개한다.

집필: 시마무라 코타(島村公大)
협력: 나카무라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일본의 식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인의 ‘쌀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예로부터 '미즈호(瑞穂)'라고 불렸습니다. 미즈호란 ‘신선한 벼 이삭’이라는 의미로, 일본은 쌀의 나라라는 의미입니다. 중국에서 일본에 벼농사가 전해진 것은 지금부터 3천 년 이상 전으로 추정됩니다. 예전에는 세금을 현금이 아닌 쌀로 지불했고, 400년 전인 에도 시대에는 무사의 급여도 쌀로 지급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일본인에게 쌀은 중요한 곡물이었습니다.

밥을 맛있게 짓기 위해선 ‘솥’을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한국에 있는 일본요리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일본이든 한국이든 고급 일본요리점에서는 손님 한 팀 한 팀에 맞춰 솥에 밥을 지어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솥밥은 단순히 맛이 좋기도 하지만 전기밥솥과는 달리 보온 기능이 없어 손님의 식사 타이밍에 맞춰 갓 지어낸 밥을 냄으로써 ‘손님만을 위해서 준비한 밥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밥은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기본이 되는 ‘흰 쌀밥’입니다. 갓 지은 쌀밥과 맛있는 미소시루, 츠케모노의 조합은 최고의 만찬입니다. 두 번째는 ‘다키코미 고항(炊き込み御飯)’입니다. 다키코미 고항은 재료와 조미료를 같이 넣고 밥을 짓는 방법입니다. 닭고기와 채소 등을 넣고 지은 ‘고모쿠고항(五目御飯)’이나, ‘밤밥’, ‘버섯밥’ 등은 다키코미 고항으로 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마제고항(混ぜ御飯)’으로 미리 지어놓은 밥에 구운 생선이나 잔멸치, 조미한 고기류, 채소류 등을 넣어 섞는 방법입니다.
밥을 지을 때의 포인트는 ‘고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고온은 유지하지 않으면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밥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솥의 소재도 열전도율이 좋은 철이나 동과 같은 금속, 보온성이 높은 질냄비 등을 이용합니다.
일본요리는 쌀밥과 같이 먹는 것을 전제로, 간이 센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여행 중에 간이 센 반찬과 만나게 되면, 짜다고 싫어하지 마시고 쌀밥과 같이 드셔보세요. 이렇게 간을 한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반찬은 쌀밥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식사의 주인공이 밥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쌀밥(기본 솥을 사용한 밥짓기)
쌀 2컵(320g) 물 480cc
① 쌀을 씻고 30분간 불린다.
② 불린 쌀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③ 솥에 ②와 분량의 물을 넣고 가열한다.
④ 끓으면 가볍게 섞은 뒤, 약한 불로 줄이고 12분간 가열한다.
⑤ 남은 수분을 확인하고, 10분간 뜸들인다.
⑥ 다 된 밥을 주걱으로 가볍게 풀어, 밥그릇에 담는다.
※ 쌀을 씻을 때, 체에 밭쳐 놓은 채로 씻지 않도록 한다.
※ 뜸 들이기 전에는 절대 섞지 않는다.

고모쿠 고항 五目御飯(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솥밥)
쌀 2컵 (320g) 닭 다리 살 100g 당근 40g 우엉 20g 표고버섯 2장 유부 2장 참나물(줄기) 5줄기
(밥 조미료) 다시 450cc 우스쿠치 간장 20cc 고이쿠치 간장 10cc 미림 15cc 청주 20cc 소금 소량
① 쌀을 씻고 30분간 불린다.
② 불린 쌀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③ 닭 다리 살은 1cm 사각형으로 자르고, 끓는 물에 가볍게 데친다.
④ 당근은 두껍게 채를 썬다.
⑤ 우엉은 껍질째 연필 깎듯이 썬다.
⑥ 표고버섯은 채 썬다.
⑦ 유부는 잘게 썬다.
⑧ 참나물을 데친 후 얼음물에 식히고, 3cm 길이로 자른다.
⑨ 솥에 ②와 밥 조미료, ③, ④, ⑤, ⑥, ⑦을 넣고 가열한다.
⑩ 끓으면 가볍게 섞은 뒤, 약한 불로 줄이고 12분간 가열한다.
⑪ 남은 수분을 확인하고, 10분간 뜸들인다.
⑫ 지어진 밥을 주걱으로 가볍게 풀어, 밥그릇에 담고, ⑧을 곁들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