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8호


일본 문화┃추조 원장 칼럼

일본인도 잘 틀리는
니혼슈의 온도 표현
'칸'과 '아쓰칸'

사케소물리에인 추조 원장이 술을 키워드로 일본 문화와 사회를 소개한다.

집필┃추조 카즈오(中條一夫)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니혼슈는 뜨겁게 하면 맛이 없다. 데우는 게 맛있다. 인간의 혀가 단맛과 감칠맛을 느끼는 건 40℃ 전후라고 한다. 또한 40℃를 넘으면 쓴맛과 떫은맛은 약하게 느껴진다.

일본의 술집에서 메뉴에 '아쓰칸'이라 적힌 니혼슈(일본주)를 주문한 적이 있다. 점원이 가져온 작은 호리병을 만진 나는 '앗 뜨거워!'라고 외쳤다. 내게는 비상식적으로 뜨거웠는데 불평은 참기로 했다. 아마 이 점원에게 불평해도 '아쓰칸이 뜨거운 게 뭐가 나쁘죠?' 라는 표정을 지어 당황스럽기만 할 것이다.

데운 니혼슈는 '칸(燗)'이라 하며 니혼슈를 데우는 것을 '따끈하게 데우다(燗をつける)' 또는 '술을 따끈하게 데우다(酒をお燗にする)'라고 한다. 원래 '칸(燗)'이라는 한자는 중국에서 '푹 끓이다'라는 뜻이었는데 일본에서는 거의 니혼슈를 데우는 경우에 사용한다. 니혼슈가 든 용기를 불에 직접 올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니혼 니혼슈는 뜨겁게 하면 맛이 없다. 데우는 게 맛있다. 인간의 혀가 단맛과 감칠맛을 느끼는 건 40℃ 전후라고 한다. 또한 40℃를 넘으면 쓴맛과 떫은맛은 약하게 느껴진다. 슈가 든 도자기나 금속 용기를 뜨거운 물에 담가 중탕으로 데운다. 그편이 온도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니혼슈를 '뜨겁게 하다'가 아닌 '데우다'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는가? 니혼슈는 뜨겁게 하면 맛이 없다. 데우는 게 맛있다. 인간의 혀가 단맛과 감칠맛을 느끼는 건 40℃ 전후라고 한다. 또한 40℃를 넘으면 쓴맛과 떫은맛은 약하게 느껴진다.


온도계가 없던 옛날, 일본인은 데운 술의 온도를 다양한 말로 표현했다. 전국 공통의 규칙이 있었던 것은 아니나 대표적인 표현과 온도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주목해야하는 건 '아쓰칸'은 다양한 칸 중에서 '비교적 뜨거운' 온도를 뜻하며 결코 '가장 뜨겁다'나 '굉장히 뜨겁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래 니혼슈는 60℃ 이상으로 데우면 알코올 자극만 느껴지고 섬세한 향과 맛을 느끼기 어려워 진다. 아마 일본인도 '칸'이라는 단어를 그다지 사용하지 않으므로 술집에서는 알기 쉽게 '아쓰칸'이라 표현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은 '아쓰칸은 뜨거운 것이다'라고 오해하고 만다.


데운 술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일본과 한국은 모두 커피 문화가 정착해 있다. 핫(뜨거운) 커피의 온도는 60~70℃, 엑스트라 핫을 주문하면 80℃ 가까운 커피를 주는 가게도 있다. 대형 술집에서는 아르바이트생도 다룰 수 있도록 급탕기 같이 생긴 데운 술 서버를 두기도 한다. 그 온도 설정이 60℃나 70℃로 되어 있다면 점원에게 '너무 뜨겁다'고 불평해도 어쩔도리가 없다.

약 30℃: 히나타칸(日向燗, 양지에 놓고 데운 정도)

약 35℃: 히토하다칸(人肌燗, 체온으로 데운 정도)

약 40℃: 누루칸(ぬる燗, 미지근하다)

약 45℃: 조칸(上燗, 딱 좋다)

약 50℃: 아쓰칸(熱燗, 데운 술로서는 뜨거운 편)

약 55℃: 도비키리칸(飛び切り燗, 데운 술로서는 굉장히 뜨거운 편)

대부분의 소비자가 '아쓰칸=핫'이라 오해하고 있다면 만약 내가 점원일 때 손님에게 50℃의 데운 술을 자신 있게 내놓은 뒤 “이 아쓰칸, 좀 미지근한데요.”라는 불평을 받을지도 모른다. 혹시 점원이 수작업으로 니혼슈를 데우는 술집이라면 나는 전문용어나 숫자를 사용하지 않고 “온천물 온도 정도로 데워 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있다.

외국인 중에서도 특히 미국인은 '사케는 뜨겁게 마시는 거잖아'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옛날에는 일본계 이민자를 위해 일본에서 배로 니혼슈를 운반했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져 뜨겁게 만들어서 속였다는 설이 있는데 일본 국내에서도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에는 니혼슈를 칸으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 아마도 미국인에게는 일본계 이민자가 술을 데워 마시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던게 아닐까. 하지만 그런 설명을 하기 전에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 있다. '뜨거운 사케가 아니라 따뜻한 사케다!'다. 알코올 도수와 헷갈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