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8호
공보문화원 광장┃일본인 아빠의 육아 일기
이중언어 교육
한일 부부는
아이에게 어떤 언어를 쓸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열심히 육아 중인 한일 부부의 일본인 아빠입니다. 어느새 저희 아들 유짱(ゆうちゃん)의 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돌잔치가 끝나면 이에 관한 이야기도 써 보려고 하는데, 이번 편에서는 이중언어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아침 기분 좋은 유짱
한일 부부는 아이에게 어떤 언어를 쓸까요?
이에 대한 답은 각양각색이겠지만, 저희는 이중언어 교육을 위해 엄마(한국인)는 한국어로, 아빠(일본인)는 일본어로 유짱에게 말을 걸기로 정했습니다. 저희가 이중언어에 관한 책을 읽고 이해한 바에 따르면, 그 방법이 아이가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습득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한 책에서 인용해 봅니다.

독서하는 모습
“부모가 각기 다른 말을 쓰는 아이는 ‘균형잡힌 이중언어’를 발달시킬 좋은 조건을 갖추고 태어난 것이다. 이런 가정의 부모들은 각자 똑같은 비중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이중언어 아이들의 도전’ p.40, 바바라 A. 바우어 지음, 박찬규 옮김)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평일에 아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 한국인 엄마이고, 우리집을 방문하는 손님도 한국인밖에 없습니다. 또 외출 시에 들려오는 목소리도 다 한국어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접할 기회가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일본인 아빠인 제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제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평일 아침 놀아주기
유짱은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에 깨는 아주 부지런한 아이입니다. 그래서 저희 부모도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에 일어나게 되는데,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해 일본어로 말을 걸면서 유짱과 놀아 주고 있습니다.
주말 밤 그림책 읽어주기
우리집에는 일본에서 가져오거나 한국에서 지인한테 받은 일본 그림책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유짱의 취침 시간 전에 일본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유짱이 그림책을 먹으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요즘은 잘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일본어 쓰기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집에 자주 오셔서 육아와 집안일을 도와주시는데, 제대로 된 이중언어 교육을 위해서는 주변에 한국인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유짱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어야 합니다. 아빠가 일본인이면, 일관성 있게 일본어로만 아이에게 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유짱이 일본어로 대답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한국인 사이에서 제가 일본어로 혼잣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유짱의 첫말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 자라고 있는 만큼, 역시 ‘엄마’, ‘아빠’와 같이 한국어를 말할까요? 제 노력이 빛을 발해 '마마(ママ)', '파파(パパ)'와 같이 일본어를 말할까요? 유짱이 조금 더 성장해 말문이 트이면, 그때 독자 여러분께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