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8호


일본 사정┃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3년만의 한국 다시 만난 기쁨

글·사진: 오카와 노부코(大川信子)
한일축제한마당 홍보 메세나



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사회자로 무대에 오른 한일축제한마당


안녕하세요.한일축제한마당 홍보 메세나 오카와 노부코입니다. 2022년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무대에 사회자로 올라 감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많은 분이 찾아 주셔서 공연뿐 아니라 모든 부스가 인기를 끌었는데, 축제가 오랫동안 지향하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아주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한국인 여행자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방문객이 66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마치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듯 서로가 가고 싶은 지역을 찾아 좋아하는 음식과 문화, 자연을 즐기는 듯합니다.

요즘 가게에 가면 갑자기 한국어가 들리는 경우가 늘었는데, KPOP 음악 축제가 오사카에서 열리면서 많은 한국 아티스트와 배우, 스태프가 찍은 사진이 SNS에 소개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왕래조차 쉽지 않던 3년이라는 시간이 지금에 와서는 없었던 듯 합니다.





3년 만에 방문한 한국


사실 3년 만에 한국에 가면서 뭘 느끼게 될지 아주 궁금했습니다. 긴 인생 속에서 이런 시간이 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에 오는 날 비행기를 못 타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비행기 운행이 하루 한 편으로 한정되어 인적이 드문 간사이 국제공항의 쓸쓸한 모습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여러분의 도움으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약 3년 만에 보게 된 한국의 하늘과 대지, 바다가 보였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일축제한마당 당일, 주차장에서 문을 열었을 때의 풍경과 3년이란 시간이 느껴지지 않던 관객, 스태프와의 만남 그리고 한국의 모습 등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절친과는 옆에 앉아 밥 한 끼 하는 것만으로도 의사가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한국은 이제 가족이 사는 곳’이라는 따뜻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일축제한마당 4부가 끝난 후 “노부코 씨 기다렸어요. 너무 즐거워요”라며 기다려주신 관객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이틀 후, 한국에서 우연히 친구의 쇼룸에 갔다가 오페라 가수 이동신 씨를 만났는데, 감사하게도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주셔서 저도 한 소절 부르면서 문화와 예술은 어디까지나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연말 풍경


지금 일본에 오신 한국 분도 저처럼 자주 다니던 가게 직원과 오랜만에 만나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계시지 않을까요?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미식 여행을 즐기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요즘 온라인에서 핫한 가게에 갔었는데 업로드 2주 만에 한국 여행자로 가득했습니다. 긴테쓰 전철을 타게 되면 ‘감잎 초밥’을 꼭 드셔보세요. 160년 된 노포 ‘히라소우(平宗)’의 감잎 초밥이 특히 맛있는데, 저는 가을 꽁치 맛에 전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일본도 음식 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서울의 상승 폭에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먹었던 한식과 중식, 카페 브런치의 맛은 잊히지 않네요. 여의도의 복요리도 맛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간사이는 복요리가 맛있는데, 여러분은 고베 하면 우선 고베규(神戸牛)가 떠오르시겠죠. 문어와 도미, 아카시야키(明石焼き), 빵도 맛있습니다. 그리고 고베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데, 옛날에는 영화의 거리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사는 고베의 겨울을 칼럼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계묘년 관련 장식과 설 장식물


일본에서는 설을 맞기 위해 한 달 동안 청소와 명절 음식을 만들며 행사 준비를 하는 12월을 시와스(師走)라고 부르며 매우 바쁜 시기입니다. 거리 곳곳에 2023년 계묘년 관련 장식은 물론, 설 장식물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설은 가급적 집이나 가까운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는 가정이 늘어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새로운 장소, 새로운 경치, 새로운 만남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긴테쓰의 에키벤 ‘감잎 초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