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7호
일본 사정┃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일본의 3대 축제
기온 마쓰리

글·사진: 오카와 노부코(大川信子)
한일축제한마당 홍보 메세나






기온 마쓰리
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여름과 가을은 마쓰리(祭り)입니다!
이번에는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기온 마쓰리(祇園祭り)와 텐진 마쓰리(天神祭り)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교토의 여름을 담은 기온 마쓰리는 ‘기온 씨’라는 호칭으로 친근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7월이 되어 ‘콘치키친♪’하는 피리와 북, 징 소리가 들리면 간사이(関西) 사람은 ‘기온 씨가 왔구나’라며 여름을 실감하게 됩니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교토 시내는 기온 마쓰리 일색으로 한 달 내내 행사가 개최됩니다. 특히 메인 행사인 야마보코 순행(山鉾巡行, 7월 17과 7월 24일)과 그 전야제 격인 요이야마(宵山, 7월 14~16일, 7월 21~23일)에는 일본 전역에서 온 180만 명의 방문객이 교토의 여름을 함께 즐깁니다.

기온 마쓰리 하면 교토 방송의 최고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야마보코 순행 중계는 대대로 선배 아나운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교토 방송에서 뉴스를 담당하던 시절 선배 캐스터와 함께 ‘기온 마쓰리 요이야마 중계’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좀 더 깊이 있는 중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기온 마쓰리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약 1100년 전인 헤이안(平安) 시대에 교토에서 창궐하던 역병을 없애기 위해 신센엔(神泉苑)에서 66개의 창을 만들어 역병 퇴치를 기원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시조도오리(四条通)를 경계로 남북으로 펼쳐진 거리에 커다란 야마보코(山鉾)가 우뚝 서고 관련 전시장과 기념품 가게, 노점이 늘어섭니다. 야마보코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차량 통행금지가 시작되고 야간 조명으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는 5시 이후를 추천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온 마쓰리를 즐길 수 있지만, 야마보코의 하나인 나기나타호코(長刀鉾)의 경우, 기념품을 구매하면 남자분들은 실제로 야마보코 위에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요이야마를 산책하는 즐거움은 이뿐 아닙니다. 야마보코초(山鉾町)에 있는 고택이나 노포에는 우아한 병풍이나 옷, 무기 등 시간 여행이라도 떠난 듯 시선을 빼앗는 국보급 미술품이나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 야마보코마다 특색있는 부적과 수건 등을 살 수 있습니다.



기온 마쓰리
나기나타호코는 제작 연대가 가장 오래되었으며, 야마보코 순행 시 매년 선두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맨 끝에 역병을 물리치는 오나기나타(大長刀)를 달고 있어 나기나타호코라 불립니다. 장식물은 일본제뿐만 아니라 무로마치(室町)시대부터 에도(江戸)시대에 걸쳐 페르시아나 중국 등에서 수입한 명품 직물 등을 사용하여 훨씬 호화롭게 장식했습니다. 현재는 원래 직물은 보존하고 복원한 직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야마보코는 ‘움직이는 미술관’이라 불릴 정도로 귀중한 장식품으로 꾸며져 있어 기온 마쓰리는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나기나타호코와 다른 야마보코의 큰 차이점은 인형이 아닌 진짜 어린이가 탄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후네보코정(船鉾町)을 제외한 모든 야마보코에 10세 전후의 남자 어린이가 탔었지만, 지금은 나기나타호코뿐입니다. 어린이는 매년 6월경 교토 시내의 가정에서 선택되는데이때 가무로(禿)라 불리는 하인 역할의 소년 2명도 선택됩니다. 이 어린이들은 기온 마쓰리 기간에 다양한 제사와 의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야마보코 순행 시에는 나가나타호코 위에서 우아한 어린이 춤도 춥니다.나가나타호코는 약 11톤의 무게로 다른 수레와 마찬가지로 못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장인의 손에 의해 밧줄로 목재를 묶어 만듭니다.


나기나타호코를 타는 어린이

신센엔에서 기모노 촬영
야마보코를 지탱하는 신기(真木)라 불리는 20미터짜리 나무를 옆으로 놓인 수레에 조립하고 천천히 끌어 올린 후, 바퀴나 지붕을 부착하고 3일 정도면 장식을 끝내고 순행을 시작합니다. 쓰지마와시(辻まわし)라 불리는 10톤의 야마보코가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은 기온 마쓰리 최대의 볼거리로 관람객을 매료시킵니다.


텐진 마쓰리
텐진 마쓰리
오사카의 덴진 마쓰리(天神祭り)는 6월 하순 길일부터 7월 25일 한 달 동안 오사카 덴만구(天満宮)를 중심으로 열리는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24일에 개최되는 리쿠도쿄(陸渡御), 25일에 개최되는 후나토교(船渡御)가 유명한데 오카와(大川)에는 많은 배가 오가는 가운데 봉납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우치마쇼(打ちましょ)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강 위를 오가는 배와 강물에 비치는 빛, 등불, 불꽃 등 불과 물의 축제라 불릴 정도로 호화로운 축제입니다. 배에서 보는 경치는 별천지로 관람석은 조금 비싸지만, 도시락을 먹으면서 축제를 즐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올해 덴진 마쓰리에서는 봉납 불꽃놀이를 볼 수 없었지만, 일본 각지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면서 일본의 여름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