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9호
일본 사정┃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봄부터 여름에 걸쳐 추천할 만한
벚꽃 명소

글·사진: 오카와 노부코(大川信子)
한일축제한마당 홍보 메세나
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일본은 오랜만에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국 친구와 배우 동생이 찾아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갔는데, 길을 묻는 대부분의 사람이 한국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난바에 가면 한국 관광객으로 붐벼 ‘예전의 명동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난바 인근 호텔은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우니 사전에 예약하거나 조금 떨어진 우메다 인근의 호텔에서 숙박하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좋습니다. 한국어 메뉴가 없는 선술집과 재미있는 가게 그리고 맛집 등도 많고 부드러운 닭꼬치와 TKG(간장 계란밥) 등도 먹을 수 있습니다.

도쿄역 앞에 핀 매화꽃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가는 길

한큐 전철은 ‘사쿠라 전선’ 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간사이 우라난바
이번에는 오사카에서 즐길 수 있는 현지인으로 붐비는 장소 2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봄철은 뭐니 뭐니 해도 벚꽃이죠. 오사카는 오사카성(大阪城)과 요도야바시(淀屋橋), 나카노시마(中之島) 부근과 오카와(大川)강변 등 벚꽃 명소가 많은데, 남다르게 즐길 방법을 추천해 드리자면 한큐(阪急) 전철입니다. 한큐 전철은 일명 ‘사쿠라 전선’이라 불리는데, 전철을 타고 선로를 따라 핀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교토선(京都線)과 다카라즈카선(宝塚線)도 아름답지만 고베선(神戸線)에서는 슈쿠가와역(夙川駅), 아시야가와역(芦屋川駅)에 내려 도시락을 구입해 벚나무 아래서 맥주와 함께 먹으면서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촬영 스팟으로도 유명하고, 해외 관광객이 거의 없어 현지인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립니다. 한큐 전철로 우메다(梅田)에서 20분 정도입니다.





일본 최고의 매화 산지인 미나베
이어서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전철로 2시간 거리인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의 미나베(みなべ)와 다나베(田辺), 시라하마(白浜) 방면을 추천합니다.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시라하마는 온천지로 유명해서 숙박하기 좋습니다. 옛날부터 지인과 자주 찾는 기이반도(紀伊半島)는 제주나 전라남도처럼 기온이 따뜻하고 식재료도 맛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인접한 다나베시(田辺市)는 자연의 천연 보고로서 난부시는 일본 최고의 매실 산지입니다. ‘한눈에 백만, 향기 십 리’라고 불리는 미나베 매화림은 일본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데 이 일대가 매화 향기로 휩싸일 정도로 아름다운 난부 최고의 명소입니다. ‘매실 뱅크’라고 적힌 탱크가 죽 늘어서 있어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새콤달콤한 매실장아찌 냄새가 납니다. 일본에서는 소주 안에 우메보시를 넣어 마시기도 합니다. 와카야마현은 매실뿐 아니라 감귤과 복숭아 산지로 여름에는 복숭아가 일품이니 꼭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시라하마나 다나베 방면은 뭐니 뭐니 해도 해산물입니다! 꽁치 초밥을 비롯해 여러분이 좋아하는 참치와 가다랑어! 쏨뱅이, 곰치 같은 별미 생선과 겨울에는 고급 생선인 자바리도 먹을 수 있는데, 자바리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생선입니다. 그리고 멸치도 맛있습니다. 다나베는 어머니 고향으로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저는 풍요로운 자연이 있는 조부모님 댁에서 자랐습니다. 일본의 박물학자, 생물학자, 민속학자인 미나가타 구마구스(南方熊楠) 씨가 오래 살았고, 합기도의 창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씨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다나베시는 5개 마을이 합해져 생긴 지역으로 긴키(近畿) 최대 면적을 자랑합니다. 세계유산인 구마노코도(熊野古道)와 온천 등 지역마다 결이 다른 매력적인 명소가 많은데, 그중 하나인 텐진자키(天神崎)는 일본의 우유니라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선구자로서 그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영화 ‘행복의 스위치’에도 나온 곳입니다.


시라하마 도레도레시장 초밥과 회는 물론 바비큐도 가능하다



다나베시 텐진자키,태풍의 영향으로 생긴 고래 모양바위
텐진자키는 다나베만 북쪽의 돌출된 곶으로 육지와 바다의 동식물이 납작한 암초를 사이에 두고 자라고 있으며, 숲과 바닷새가 하나가 되어 단일 생태계를 만드는 자연이 풍요로운 곳입니다. 사실 텐진자키 바로 앞에 있는 땅은 어머니의 생가로서 제가 중학생 때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자연을 지켜 미래에 남기고 싶은 지역’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38년 전부터 자연을 지키기 위해 생활용수가 바다로 흘러가지 않도록 노력한 덕분에 지금도 여전히 자연의 보고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제 뒤로 보이는 고래 같은 바위는 원래 옆으로 놓여 있어 걸어서 건널 수 있었는데, 작년에 태풍의 영향으로 지금 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합니다. 잔잔한 갯가의 분위기와는 달리 태풍의 위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8월 오봉(お盆)에는 바다를 향한 오봉 행렬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기난 지방의 독특한 문화로서 일본인도 본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시라하마 방면으로 고급 호텔이나 숙소가 많으니, 오사카에서 이동할 경우 시라하마와 다나베, 난부와 함께 관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라하마 공항이 있어 도쿄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고, 다이버 여러분도 다나베나 미나베 민박집에 숙박하는 분이 많습니다.
구마노코도와 다나베시 아이즈가와 강 상류에 있는 계곡 기제쓰쿄(奇絶峽)와 류진(龍神) 온천, 겨울의 가와하라(川原) 온천 등 매력적인 곳이 많아 또 한 번 와카야마현 특집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봄부터 여름에 걸쳐 추천할 만한 벚꽃 명소와 와카야마현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3월 초에 오랜 시간 여러분의 사랑을 받아온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이전을 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인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한번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