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80호


일본 사정┃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일본 여성 가극단, 다카라즈카의 세계

글·사진: 오카와 노부코(大川信子)
한일축제한마당 홍보 메세나



오카와 노부코의 여기는 지금





안녕하세요.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모내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려 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올봄에는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해서 거리가 온통 연분홍빛 벚꽃으로 물드는 모습도 보고 소중한 사람을 만나 웃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여의도 KBS홀 벚꽃을 시작으로 압구정, 도산공원, 한강공원, 일산, 경복궁 등 가는 곳마다 활짝 핀 벚꽃을 보며 환영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제철 식재료인 매생이, 주꾸미, 두릅, 딸기, 조금 이른 참외를 맛보며 한국의 봄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각지에서는 7월부터 여름 축제가 시작되는데 작년 칼럼에서 소개한 기온 마쓰리와 텐진 마쓰리도 개최 예정으로 간사이 거리는 축제 음악과 함께 분위기가 바뀝니다. 이번호에서는 오사카 우메다에서 JR 다카라즈카선, 한큐 전철 다카라즈카선으로 갈 수 있는 교외와 다카라즈카를 소개합니다. 오사카 우메다에서 JR이나 한큐 고베 선을 타면 고베와 니시노미야 북쪽 출구에도 갈 수 있고, 난바도 40분 정도 걸립니다.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 창조

다카라즈카 방면은 자연이 풍부하고 온천, 골프장, 나카야마데라와 기요시코우진 등 유명한 사찰도 있어, 고즈넉함과 새로움이 섞인 로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간에 오사카 미 노오 방면으로 환승하면 가쓰오지와 폭포도 볼 수 있습니다. 도톤보리의 활기를 벗어나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현지식과 함께 온천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다카라즈카 패밀리랜드라는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동물원과 놀이공원이 있어, 20살 무렵까지는 자주 다카라즈카에 가서 놀았습니다. 온수 수영장과 야외 수영장, 화이트 타이거와 수족관, 식물원도 있습니다. 한큐 전철, 다카라즈카 패밀리 랜드, 한큐 백화점, 다카라즈카 가극단,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 등 모두 저의 모교 창립자이기도 한 고바야시 이치조라는 사업가가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발상으로 편리하고 좋은 환경의 주택에 거주하며 백화점에서 쇼핑하거나 연극도 즐기거나, 여유롭게 생활하는 현대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신 분입니다. 다카라즈카 가극단도 그중 하나로 1914년 첫 공연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미혼 여성으로만 구성된 가극단입니다. ‘꽃 팀’, ‘달 팀’, ‘눈 팀’, ‘별 팀’, ‘하늘 팀’의 다섯 팀과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은 ‘전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카라즈카 가극단

다카라즈카 가극단의 매력적인 공연을 현장이나 영상으로 즐겨보세요. 특히 7월에는 한일 첫 협업으로 다카라즈카 가극단 공연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과 한국이 함께 만들어 가는 협업이 여기서도 이루어지고 있네요. 다카라즈카 팬 사이에서는 다카라즈카 대극장 주변을 도는 것을 성지 순례라 하는데, 이번에는 그 주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카라즈카 가극단에는 ‘제비꽃~♪필 무렵~♪’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다카라즈카 역 곳곳에 짙은 보랏빛과 제비꽃무늬가 있고 사진이 잘 찍히는 장소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꽃길이 있는데, 팬이 가극단 단원을 기다리거나 단원이 졸업할 때 이 꽃길이 만들어집니다. 맛집은 물론, 다카라즈카 가극단 하면 다카라즈카 호텔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0년 새로운 건물이 되고 나서 처음 방문했습니다. 구관은 1926년 창업한 신간을 대표하는 클래식 호텔로 애프터눈티를 마시거나, 친구 결혼식에 숙박차 방문했는데, 무게감이 있는 정말 멋진 호텔입니다. 새롭게 시대에 맞춰 현대화 되어 해외 고객이 사용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다카라즈카 호텔 안의 기념품 가게를 방문했는데 오리지널 과자와 협업 과자가 다양해서 놀랐습니다. 디즈니와 다카라즈카 가극단과의 협업이나 고베 명과 다카라즈카 가극단의 협업 과자 등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으로 가득했습니다. 패키지는 특별한데 가격은 그대로고 고베다운 소품까지 기념품으로 좋습니다.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

세계적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씨도 옛 다카라즈카 호텔 건물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데즈카 오사무 씨는 5세부터 24세까지 다카라즈카에서 자랐으며, 다카라즈카 가극단도 자주 관람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 작품뿐만 아니라 친숙한 존재로 느끼고 있었는데, 다카라즈카 대극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팬은 이곳에서부터 성지순례를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한국인 방문객이 많아 한국어 팸플릿도 있었습니다. 특히 원본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데즈카 오사무 씨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본 문화 콘텐츠 중 하나이기도 하고, 저 또한 철완 아톰은 물론, 리본의 기사나 신비한 메루모, 밀림 대제 레오, 블랙잭 등 수많은 작품을 보고 자랐습니다. 상상력과 풍요로운 세계관은 지금 봐도 알 수 있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만나면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모여 즐기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리본의 기사 세대로서 현관홀에 있는 그림은 밟을 수 없었습니다(웃음). 천장도 대단하니 꼭 방문해 보세요. 참여형 코너도 있어 자유롭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원본 그림은 촬영이 안 되지만, 내부 곳곳에 촬영 스팟이 많아 저도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이번 호를 보실 무렵에는 ‘데즈카푸 파이팅 유니버스 CAPCOM VS. 데즈카 오사무 CHARACTERS’라는 캐릭터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을 수 없는 전시로 바뀌어 있을 겁니다. 배가 고플 땐 기념관 G층으로 나와 잔디 앞 예술 센터에서 맛있는 베이글을 먹거나, 기념관 1층의 주택 사이에 있는 카페나 가게를 방문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저도 들러봤는데, 놀라운 가격의 일본식 도시락이나 맛있는 빵집 등 주택가 안에 작은 가게가 있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테마파크 같았습니다. 한국 동생이 ‘일본스러운 카페, 찻집에 가고 싶다’고 자주 말하는데, 그야말로 일본스러운 찻집에서 먹고 싶었던 파르페를 먹었습니다. 이 카페는 계절 과일 파르페가 유명하고 안에 들어있는 수제 아이스크림도 맛있어서 커피와 잘 어울립니다. 역시 다카라즈카! 음료 가격만으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득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요즘 유행하는 ‘모에 모에 쿵’을 외치면서 사진을 찍은 것도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8월은 불꽃놀이에 맞춰 카페나 찻집에서 쉬어가면서 밤에는 불꽃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역전에 가면 다카라즈카 우유와 유명한 계란 샌드위치도 있습니다.








윌킨슨 탄산과 아리마 온천까지

무코 강을 따라가다 보면 온천도 있습니다. 다카라즈카 하면 윌킨슨 탄산의 발상지인데, 창업자 존 클리포드 윌킨슨이 1889년경 탄산천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천은 숙박이나 당일치기로도 즐길 수 있는데, 자동차로 야마노테 방면으로 향하면 아리마 온천 방면으로 갈 수 있습니다. 돌아올 때는 한큐 다카라즈카 역에서 이마즈선을 타고 니시노미야 북쪽 출구로 가서 오사카 방면, 고베 방면으로 향하는 것도 즐거울 겁니다. 한큐 이마즈선은 영화 ‘한큐 전철’에서 등장하는 짧은 노선으로 주택지를 빠져나가는 길에는 대학이 있고, 니가와역에는 한신 경마장이 있습니다. 저도 경마 중계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시절, 봄가을에는 니가와에 자주 갔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들어가고 싶은 학생이 다니는 발레 교실에도 다녔는데, 그 교실도 다카라즈카 니가와에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한 획을 그은 고바야시 이치조 씨가 그린 세계 속에서, 데즈카 오사무 씨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고 다음 세대도 자랄 것입니다. 대단한 상상력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다카라즈카 가극단 팬, 대학생, 경마 팬이 붐비는 주말 운행은 사람으로 넘쳐나지만, 전철이 아름다워 마치 영화 같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의 봄과 오사카에서 갈 수 있는 교외 다카라즈카 성지순례를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호에서 인사드릴 즈음엔 여러분이 기다리고 계신 한일축제한마당이 개최됩니다. 올해는 10월 22일에 개최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설레네요. 올해 축제는 더 많은 분이 오가고 활짝 핀 미소의 꽃으로 만개할 것 같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