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7호
공보문화원 광장┃일본인 아빠의 육아 일기
우리 아기 이름 짓기
한국과 일본의 이름 짓기 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일본에서는 임신 5개월 때 신사(神社) 등에서 순산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열심히 육아 중인 한일 부부의 일본인 아빠입니다. 저희 아들은 작년 겨울에 태어나 현재(2022년 10월 기준) 10개월을 맞이했습니다. 이번 호부터 일본인 아빠인 제가 한국에서 겪었던 육아 에피소드와 한국과 일본의 육아 차이 등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저희 아기의 이름 짓기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아기를 갖게 된 한일 부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이름 짓기일 것입니다. 특히 미래 생활 기반이 어느 나라가 될지 모르는 경우, 한국에서 통하는 이름으로 할지, 일본에서 통하는 이름으로 할지, 혹은 한국 이름과 일본 이름을 따로 지을지 등... 많이 고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는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통하는 이름을 지으려고 했습니다.

출생날에 찍은 사진

100일 기념 촬영
한일 공통의 이름 찾기
일본에서는 이름을 지을 때 참고하는 ‘이름 사전’이라는 책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도 동네 도서관에서 ‘이름 사전’을 여러 권 빌려 퇴근 후나 주말에 한일 양국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이름을 조사했습니다. 여자아이의 경우, 유리(ユリ), 유미(ユミ), 민아(ミナ), 하나(ハナ)등 한일 양국에서 통하는 이름이 많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준(ジュン)은 한일 양국에서 흔한 이름이지만, 제 남동생 이름이 준이었기에 아쉽게도 제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름 사전’에 나오는 98% 이상의 이름이 탈락하고, 후보가 몇 개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한자 찾기
한일 양국에서 통하는 발음을 정한 후, 그 발음에 맞는 한자를 생각했습니다. 일본에는 한자 획수로 사람의 운명이나 길흉을 점치는 성명 판단(姓名判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믿을 만한 것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길한(운세 좋은) 이름을 지어 주고 싶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이름을 입력하면 아이의 운세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며, 저희 부부 역시 이러한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한자를 찾았습니다.
양가 부모님 확인
마지막 관문은 바로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일입니다. 이미 앞서 전해 드린 단계를 거치면서 후보가 손에 꼽을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모님께서 ‘한자 느낌이 별로다’, ‘내가 안 좋아하는 연예인과 같은 이름으로 하지 마라’ 등등 가차 없이 코멘트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끈기 있게 끝까지 검토하고 이름을 결정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름을 정했습니다. 어렵게 정하고 애착이 가는 이름인 만큼 여러분에게도 꼭 공유하고 싶지만,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공유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이 칼럼에서는 '유짱(ゆうちゃん)'이라는 애칭으로 저희 아이를 칭하려고 합니다. 다음 호부터는 본격적으로 육아 에피소드를 소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인생 첫 감기 코로나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