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소식

579호


공보문화원 광장┃문화원 리포터가 전하는 일본

일본 속 한국
~코로나 이후 교류를 이어가려는 사람들~

글·사진: 김동진
일본문화원 리포터 8기



설레는 출발


여전히 아름다운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


#3년만의 #일본여행 #낯선_풍경들

얼마나 오랜만에 이런 설렘을 느끼는 걸까? 지난 9월, 일본문화원 리포터는 JENESYS 프로그램을 통해 3년만에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친구도 있었고 10번 이상 다녀온 여행 고수도 있었는데, 손꼽아 기다린 시간만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들뜬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기간은 아직 코로나 방역이 엄격했던 시기였습니다. 일정 중 PCR 검사가 2번 있었고, 프로그램 도중에도 확진 판정이 나면 일주일 동안 격리가 필요 했습니다. 그래서 밀접 접촉을 피하고자 생겨난 일본의 방역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묵식(黙食)’입니다. 한자 그대로 묵묵히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식사 중에는 조용히 밥을 먹고, 식사가 끝난 후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합니다. 처음 해보는 묵식 문화가 생소해서 몇 번인가 무심코 마스크 없이 일본 분께 말을 걸었는데, 제가 무안하지 않게 친절한 미소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위한 배려겠죠.

일본의 방역 문화 중 하나인 ‘묵식(黙食)


#오다이바 #대관람차의_추억 #끊임없는_교류

코로나의 흔적은 식사 문화의 변화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바로 오다이바의 랜드마크라 불리던 팔레트 타운의 대관람차 운영 종료 소식입니다. 관광지의 경우 타격이 클 것이라 생각했지만, 90년대 후반에 세워져 오다이바의 심볼이 된 대관람차가 많은 사람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직접 목격하니 충격이 컸습니다. 문화원 리포터 여러분도 대관람차에 담긴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며 코로나 이전을 회고했습니다. 대관람차를 지나 아쿠아시티 쇼핑몰 앞 광장에서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 관광객이 있었고 뒤쪽 광장에서는 왁자지껄하게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원을 그리며 춤추고 여유롭게 음료를 마시는 풍경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 반가운 기분이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국 속에서도 끊임없이 교류를 이어가려는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 이후의 미래는 더욱 희망차지 않을까 합니다.

오다이바의 심볼이었던 대관람차


#우호 #일본 속_한국

방일 일정에는 일본의 교토부립 단고료쿠후(京都府立丹後緑風) 고등학교 학생과 교류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학교 방문 전 선물로 나눠 줄 한국 과자를 사러 돈키호테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금 ‘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유행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즐기는 놀이로 K-POP이나 드라마, 영화를 보며 한국 과자와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여겼는데, 실제로 돈키호테 한쪽에 마련된 한국 식품 코너를 보니 한국인지 일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습니다.일본에 가기 전에는 내심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을 기피하는 풍조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 분이나 저처럼 문화 교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가 아무리 극성이라도 한국과 일본의 우정을 갈라 놓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해졌습니다.

일본 고등학생과 교류 시간


한국 식품 코너


일상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교류를_이어가려는_사람들

길었던 2022년도 저물고 2023년이 되었습니다. 일본문화원 리포터로서 왕래가 어려운 시기에 일본을 방문해 한일 양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관심을 두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방일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에게 귀감이 되었고 귀국 후에도 한국과 일본 기업인의 네트워킹 민간교류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외부의 요인으로 양국 교류가 힘들 때일수록 서로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민간 외교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좋은 영향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