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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하면 떠오르는 일들


주대한민국일본국특명전권대사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엑스포 하면 떠오르는 일들


2월 하순, 광주와 목포 등 전라남도에 다녀왔다. 그 길에 2012년에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여수시에도 들러 엑스포 사이트를 둘러보고, 또 오현섭 시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광양 쪽에서는 석유화학공업단지에서 산을 넘어 남하하면 여수 시내에 닿는데, 엑스포는 시내의 육지부와 항만의 해상부분을 이용해 개최된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테마로 내걸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참가와 일본 관람객들이 오기를 사뭇 기대하고 있다.

우리 일본도 지난 2월 정식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목하 경제대신 산하에 자문위원회도 설치하여 참가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일한협력 차원에서도 훌륭한 엑스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엑스포 하면 떠오르는 일들이 여러모로 많다.


1970년 3월부터 9월까지 “인류의 진보와 조화”란 테마로 오사카 엑스포가 열렸다. 내가 관청에 몸담은 그 이듬해다.

총 입장객수 6421만 명.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은 듯하다. 오카모토 타로(岡本太郎)의 저 선명하고 강렬한 빛깔의 ‘태양의 탑’은 지금도 뇌리에 아로새겨져 있다.

외국에서 수많은 귀빈들이 왔었다. 나는 미국과 캐나다 담당과에 있던 때라 일본을 방문한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엑스포 시찰에 수행하게 되었다.

트뤼도 총리는 독신에 엘리저블 배철러(eligible bachelor)로서 일세를 풍미했던 분이다. 가슴에 늘 빨간 장미를 꽂아 곁에서도 아우라(aura)를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세계 뭇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어딘지는 잊었으나 오사카에서 저녁식사 후 총리가 탄 차는 슬그머니 자동차 대열에서 벗어나

박람회장의 퀘백주관으로 향했다. 나도 함께였다. 그리고 트뤼도 총리는 동관 지하의 디스코텍으로 들어갔다. 퀘백관은 이 디스코로 유명했다.

트뤼도 총리는 사람이 들끓는 플로어로 나가자마자 양복 상의를 벗더니 나한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조명이 점멸하는 플로어에서 매력적인 여성을

상대로 디스코를 추기 시작했다. 나는 혼잡한 사람들 틈에 끼여 필사적으로 트뤼도 총리의 상의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학자 출신인 아이반 헤드 총리보좌관의 이름도 왠지 아직 기억하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는 내가 관청에 몸담은 후 처음 겪은 큰일이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85년의 쓰쿠바(筑波) 엑스포, 과학기술박람회다. 이 때 나는 대양주과장으로 있었다.

파푸아 뉴기니아의 소말레 총리가 방일, 쓰쿠바까지 함께했다. 점심 식사대를 자신의 신용카드로 지불한 기억이 난다.

키는 작아도 딱 바라진 체격의 노련한, 그러나 어딘지 사람 좋은 정치가였다. 75년의 독립과 동시에 초대 총리가 된 분으로 파푸아 뉴기니아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리고 최근 다시 총리가 된 분이기도 하다. 2002년 4번째 총리를 역임, 현재도 총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 번째는 아이치(愛知) 엑스포. 2005년 환경을 전면에 내세워 “자연의 예지”를 테마로 했다. ‘사랑・지구 엑스포’로도 불렸던 박람회다.

나는 남아프리카에 주재하고 있었다. 회의차 일시 귀국했을 때, 남아프리카 전시를 보기 위해 아프리카관을 찾았다. 아프리카다운 흥미로운 전시가 많았다.

일본과 아프리카의 관계도 지난 15년 새 아주 많이 강화되었다. 매장에서 남아프리카의 루이보스 티(부시 티로도 불리며 사막의 키 작은 나무의 순으로 만든다)를 샀다.

건강에 좋은 차다. 아이치 엑스포는 친환경박람회를 표방, 폐막 후 대부분 자연을 되살린 사실은 잘 알려진 바다.


그러고 보면 세계박람회는 일본의 전후 역사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내게 있어서도 하나의 역사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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