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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소네 외무대신 방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다카하시 다에코( 髙橋妙子)




1월의 아소(麻生) 총리 방한에 이어, 2월에는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외무대신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나카소네 대신은 일한협력위원회 회장을 장기간 역임하고 계시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아들이며, 본인 역시 일한협력위원회와 일한의원연맹 멤버로 오랫동안 일한관계의 발전을 위해 공헌해왔음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10년 전, 일본 문부대신으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하여 ‘일한 초중등교원교류사업'과 나중에 설명할‘일한공동 이공계학부 유학사업'을 출범시킨 것은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입니다.
그런 나카소네 대신의 개인적 배경 때문인지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일한교류가 비교적 큰 화두로 거론된 듯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래지향의‘성숙한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청소년교류를 중심으로 한 국민차원의 교류를 계속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나카소네 대신과 유명환 장관은 제3기‘일한.한일문화교류회의'의 활동의 닻을 올리고‘한일축제한마당'을 같은 시기에 도쿄와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일한.한일문화교류회의'는 1998년의 한일 공동선언에 의거해 1999년 발족한 것으로, 양국의 지식인들이 일한 간의 문화교류추진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장입니다. 지금까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부터 2002년까지를 제1기, 그 후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를 제2기로 각각 활동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는 제3기 문화교류회의를 다시 출범시켜 더욱 활발한 국민차원의 교류강화 방안에 대해 지식인들의 제언을 구하기로 의견일치를 본 것입니다.
이번에 이런 주제로 제3기를 출범시키기로 한 배경에는, 지난 10년간의 일한문화교류의 진전과 문화교류회의의 역할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가 존재합니다. 즉 문화교류회의의 제언 등에 따라 한국에서 일본대중문화 개방이 진행된 결과 일본에서는 한류가, 그리고 한국에서는 일류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어 시민차원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4년 전부터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는‘한일축제한마당'을 보더라도 일한간 문화교류의 큰 줄기는‘보는'교류, ‘보여주는'교류에서 바야흐로‘참가하는'교류로 이행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더욱 촉진하고 국민차원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이를 모색하기 위해 지식인들의 제언을 듣고 싶다는 것이 이번 제3기 문화교류회의에 부과된 테마입니다.



그런데 이‘한일축제한마당'은 지금까지는 일본의 주도로 2005년부터 서울에서 개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회담에서 올해는 9월쯤 도쿄에서 한국 측이 이를 개최하고 싶다는 유명환 장관의 정식 제의가 있었고, 이에 나카소네 대신도 도쿄에서의 개최를 환영하는 한편 서울에서도 같은 시기에 이를 개최함으로써 분위기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사실 서울의 한일축제한마당운영위원회 논의 석상에서는 당초, 한국측이 도쿄에서 축제한마당을 개최한다는 이야기가 나옴에 따라 서울 개최는 쉬자는 의견이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4차례나 치룬‘축제한마당'을 서울에서도 계속 해달라는 일반인들의 간곡한 요청의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그렇다면 예산 면에서 경합하지 않는 형태로 소규모 행사를 가짐으로써 서울에서 도쿄‘축제한마당'을 응원키로 했습니다. 가급적 서울의 피날레행사를 도쿄의 개막식에 맞춰 실시하고 두 곳을 화상연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이 점은 앞으로의 검토 과제입니다.
다시 화제를 나카소네 외무대신의 방한으로 돌리겠습니다. 이번 일한 외교장관회담 때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일한공동 이공계학부 유학생사업'도 논의되었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매년 한국의 고교 졸업생 100명을 선발하여 1년간 일본어 연수(전반은 한국, 후반은 일본에서)를 시킨 후 4년간 일본의 공과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사업도 어느새 올해로 10년째를 맞아, 최근 마지막 10기생 100명이 서울시내 대학에서 일본어 연수를 막 시작했습니다. 작년 7월호 새소식에 소개된 바 있는 도쿄대학 총장대상을 받은 채은미씨도 여기 선발된 학생이었는데, 채은미 씨만이 아니라 다들 매우 우수해서 총 1000명의 이공계 유학생 출신들이 앞으로 일한산업협력 등의 분야에서 지도적 위치에 설 그 날이 기다려질 따름입니다.
그런 만큼 이 사업이 10기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을 한 것이 바로 문부대신 당시 이 사업을 출범시킨 나카소네 대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1기와 마찬가지로 제2기 사업을 10년간 1000명 규모로 실시하자는 나카소네 대신의 제안이 있었고, 유 장관도 긍정적으로 이에 응한 것입니다.
한데‘일한공동 이공계학부 유학생사업'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이렇습니다. 외교장관회담과 이명박 대통령 예방을 비롯한 많은 회담과 간담을 마친 뒤, 나카소네 대신은 매우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올가을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갓 시작한 10기생을 격려하러 시내의 대학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10기생 대표뿐 아니라, 1기생을 중심으로 30명 가까운 OB 대표들과도 만나기로 했습니다. 1기생이라고 하면, 10년 전 같은 대학에서 당시 문부대신으로 방문한 나카소네 대신의 격려를 받고 일본으로 출발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이들 가운데는 이미 대학원 과정까지 수료하고 한국기업에 근무 중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카소네 대신은 10년 동안 크게 성장한 유학생 출신들과 재회하며 무척 감회가 깊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응시하면서 일한의 가교로 분발해주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씀을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일한관계가 수많은 선인(先人)들의 열의와 노력으로 지탱되어 왔음을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된 외무대신의 방한이었습니다.

(번역:김경희 번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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