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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총리와 일한고교생교류캠프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다카하시 다에코( 髙橋妙子)




2009년의 일한관계는 아소(麻生) 총리의 한국방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3일 후쿠오카(福岡)에서 가진 일한정상회담에 뒤이은 이번 방문은 일한의‘셔틀 정상외교'를 정착시키려는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총리 쌍방의 강력한 의지로 실현된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9월(아소 총리 취임) 이후 5번째 정상회담으로 두 정상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점도 거들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준비기간이 짧았던것 치고는 참으로 알찬 방문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아소 총리 방한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재계를 대표하는 거물 경제인들이 다수 동행했습니다. 그들은 한국 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가졌고, 또 이 대통령.아소 총리와의 간담회 자리 등도 가졌습니다. 이러한 양국 경제인의 움직임은, 재계 또한 일한양국의 공동이익 확대에 적극 나섰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의 협력이 말이 아닌 실천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행사들은 신문에도 널리 보도되어 독자 여러분도 기억이 새로우시리라 봅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총리의 방한 일정 가운데 실은 대단히 좋은 소식임에도 어째서인지 미디어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일한 고교생 교류캠프 참가자와의 교류입니다.
  일한 고교생 교류캠프란, 일본의 재계인들이 조직한 일한경제협회가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한일경제협회와 함께 2004년에 시작한 청소년교류 사업입니다. 내용은 일한 쌍방에서 40명씩 논문심사 등을 거쳐 선발된 도합 80명의 고교생이 봄방학이나 여름방학을 이용해 4박 5일 동안 합숙을 합니다. 그리고 합숙기간에는 일한양국 고교생이 몇 개의 혼성팀으로 편성되어 팀별로 거리에 나가 시장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합니다. 일한의 교교생이 함께 뭔가를 만들어내는 교류사업은 이 밖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이 역시 경제단체가 주최하는 교류사업답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일본 외무성은‘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大) 교류계획'(주)의 일환으로 이 교류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도 작년 2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최된 캠프의 비즈니스 모델 발표회에 초청되어 학생들이 밤 새워 토의를 거듭하며 정리한 성과 발표를 들었습니다. 그 중 하나로 샌드위치 자동판매기가 아닌 한국의 떡을 이용한‘모치위치'자동판매기 사업을 일본과 한국에서 전개하자는 비즈니스 기획이 있었는데, 고교생다운 흐뭇한 내용이라 매우 즐겁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 이 같은 고교생들의 발표에 대해 주최단체인 경제협회의 유력 경제인이 전문가 입장에서 질문과 코멘트를 하고, 이에 고교생들이 훌륭히 대응하는 모습도 무척이나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고교생 교류캠프'는 이미 11차례 개최되어 그간의 참가자 수를 합치면 1천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일본과 한국에 각기 OB/OG회를 조직해 그 후로도 계속 일한.한일 학생미래포럼에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합동회의를 개최해오고 있다고 하네요. 또 고교생 교류캠프에서 알게 된 일한 고교생들은 대학 진학 후에도, 혹은 한국 남학생들의 경우 군대에 간 후로도 캠프 때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계속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대단히 기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이 든 동시에 어떤 학생들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기심이 인 것은 나만이 아니라 아소 총리도 그랬나 봅니다. 이번 방한 일정을 본국 정부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총리가 한국의 젊은 이들과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소리에 고교생 교류캠프 이야기를 했더니, 즉각 고교생 교류캠프 참가자와의 교류의 자리를 마련하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헌데 그 후부터가 큰일이었습니다. 급히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해 교류회에서 총리에게 캠프 때의 추억과 OB/OG회의 활동상을 소개할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매우 빡빡한 아소 총리의 체재 일정 속에서 교류회에 할당된 시간은 30분. 이 짧은 시간 안에 총리에게 이것이 어떤 사업이며, 참가했던 학생들은 무엇을 느꼈는지 이해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시간 절약을 위해서는 일본어로 직접 요령 있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겨울방학 중인 데다 연말연시까지 끼어 있어 준비가 가능할까 싶더군요. 하지만 과연 고교생 교류캠프에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이라 달랐습니다. 도쿄에서 참가하기로 한 일본학생 6명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까지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원고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직전에 전체 리허설을 한 후에 본 교류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를 맡았던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습지만, 교류회는 아주 잘 끝났다는 생각입니다. 학생들이 일한교류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히 토로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젊은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자기 입으로 이야기할 때 그 말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슴에 남는 것은 현재 연세대학교 3학년생인 송승원 씨의 말입니다.

  음캠프에 다녀온 이후 일본 학생들과 교류한 지 딱 3년이다. 서먹한 첫 만남부터 울음바다가 되었던 헤어짐까지 캠프의 추억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 해진다. 진정한 교류란 마음을 주고받는 것. 함께 했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할 때 국경과 나이, 인종을 넘어선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 각한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 상처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상처를 같이 아파하고 어루만질 때 일한관계는 진정한 우호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긍정적인 관점에서든 부정적인 관점에서든 일본을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때부터의 일한교류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양국의 청소년들이 KJSFF/JKSFF(한일/일한학생미래회의)처럼 소통하여 다음 세대인 저의 아이들은 일본을 전혀 특별하지 않은 존재로 여기는 날이 오길 꿈꾼다.

  송승원 씨을 비롯한 학생들의 이런 발언에 아소 총리도 깊은 감명을 받은 듯했습니다. 학생들의 발표에 대해 정중히 코멘트한 후, 자신이 외무대신으로 있을 때 출범한‘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교류계획'이 실제로 이처럼 멋진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무척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디 이런 기회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경험, 인간관계를 활용하여 장차 일한의 가교가 되는 그런 리더가 되어 달라고 당부말씀을 하셨습니다. 총리의 말씀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교류회는 10분 이상 늦게 끝났지만, 총리의 만족스럽고 기뻐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다행스러웠습니다. 이번 방한과 관련해 13일자 조선일보는‘역사 .영토 문제 등은 단기간 해결이 불가능하고 또 그렇다고 양국간 모든 문제를 이와 엮을 수는 없다. 정상간 셔틀외교는 물론 실무급 접촉을 활발히 하면서 역사 문제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 다른 현안들은 현안대로 풀어가는 외교가 필요하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셔틀 정상외교, 실무급 접촉, 그리고 청소년교류…. 이번 방문이 일한 간의 다양한 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 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大) 교류계획 : 2000년 아소 총리가 외무대신으로 있던 당시, 일본정부는 동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청소년교류증진이란 목적으로 한국, 중국, 아세안 각국 등 동아시아에서 매년 5천명의 청소년을 일본에 초청한다고 발표한 이래 이를 실시해왔다. 일한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 중 1천명이 한국에 할당되었으며, ‘일한 고교생 교류캠프'로 양국을 상호방문하는 비용의 일부를 이‘교류계획'에서 충당하고 있다.

(번역:김경희 번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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